교내 경영학회 후 대기업, 스타트업, IT기업, 컨설팅 취업에 이르기까지 경험을 풀어보고자 한다. 나와 내 동기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취업 관점에서 학회의 장단점이 무엇이었는지 솔직하게 짚어보자.
주관적인 견해이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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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정말 강력한 스펙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CASE 1 학회 자체가 스펙으로 작용하는 경우
스타트업, 소규모 투자업계처럼 업계 내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 알음알음 상시채용이 이루어지는 곳들은 몇몇 유명한 학회를 나오는게 도움이 될 때가 왕왕 있다. 해당 학회를 나온 선배들을 통해 채용 기회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보통 이 정도 네트워킹이 되는 학회들은 적어도 1년간 밤을 새가며 공부하고 팀 프로젝트를 한다. 그래서 같은 학회 출신끼리는 그 학회가 얼마나 '빡세게 (건강을 잃어가며)' 공부하는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 과정을 밟은 후배들에게 좋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들어가는 곳들은 대부분 소규모 기업이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 경험 상 후배를 데려올 정도의 기업은 업계 내에서 무엇이든 장점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같은 스타트업이어도 문화가 정말 끝내준다거나, 돈을 잘 번다든가, 진짜 똑똑한 사수에게 배울 수 있었다. 게다가 아무리 작은 곳에서 한 인턴, 정규직이더라도 결국 다 경력이다. 들어가서 뭐라도 경력을 쌓으면 중고 신입으로 이직을 노리기도 비교적 쉽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첫 번째, 선배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래서 본인이 학회 활동과 주어진 인턴 기회 등을 잘 해내지 않으면 인맥이고 뭐고 얄짤 없다. 선배는 업계 내 자신의 평판을 걸고 후배를 추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애초에 아무 후배나 추천하지 않는다. 추천 후에도 후배가 들어와서 일을 똑바로 안 하면 파멸만 있을 뿐이다. 같은 학회를 나오더라도 사람마다 오는 기회도, 온 기회를 활용하는 센스도 정말 천지차이다. 학회에 들어갔다고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말자. 대가 없이 오는 것은 없다.
두 번째, 아무리 선배들이 많이 들어간 기업이더라도 공식적인 인사 절차가 있는 곳들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학회가 채용으로 바로 이어지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내부 추천 채용이 당연하게 이루어지는 작은 기업에 한한 이야기다. 원래부터 주변을 물색하며 스카우트 하던 곳이니 학회원들을 데려가는 것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 그에 비해 공식적인 인사 절차가 있는 큰 기업들은 이런 식으로 채용하면 큰일난다. 그래서 이런 기업을 지원할 때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CASE 2 학회 프로젝트가 스펙으로 작용하는 경우
앞서 말한 큰 기업들은 학회 네트워킹으로는 못 들어간다.(기대도 하지 말라) 대신 학회 프로젝트가 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 학회 내에서 했던 프로젝트와 내가 지원하는 직무(또는 산업)이 같은 분야다. 가령 내가 주식 투자 학회에 들어갔다고 하자. 이 학회에서 재무제표와 주식 차트를 보면서 보고서를 썼다. 그런데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사업기획 직무로 기업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러면 이 학회 경력이 좋은 스펙일까? 아닐 거라고 예상해본다. 학회보단 사업 기획 직무로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훨씬 더 좋은 경력일 것이다.
둘째, 내부 케이스 스터디보다는 산학 협력 프로젝트가 더 좋게 평가된다. 산학 프로젝트를 좋은 성과로 끝냈다는 말은 실무진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교내에서 학생들끼리 하는 프로젝트가 얼마나 신뢰가 가겠는가. 내부에서 날림으로 했을 수도 있고, 아무리 열심히 했다하더라도 퀄리티가 안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업자 (유명한 기업일수록 좋다)의 컨펌을 받은 결과물이라면 믿을만하다. 그러니 학회를 스펙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산학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CASE 3 학회가좋은 스펙이 못 되는 경우
우선 오해하진 말자, 산학 프로젝트를 종종 하는 학회의 경우 기본적으로 신입에게는 그 자체로 굉장히 좋은 경력이다. 게다가 인턴보다는 학회를 지원해서 뚫기가 현실적으로 좀 더 쉽다. 아무래도 같은 학생들이 운영하다보니, 학회는 보통 경력이 아니라 열정과 성실함을 보고 뽑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회에 들어간 뒤에 그 경력을 바탕으로 인턴을 하는게 좀 더 용이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인기 있는 직무와 회사에 들어가고 싶을 때는 학회 하나만으로는 좀 부족할 수 있다. 내 눈에 좋아보이는 기업과 직무는 다른 사람 눈에도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경쟁자가 쟁쟁하다. 나처럼 학회를 한 사람도 꽤 있을 것이고, 경력/중고 신입도 넘쳐난다. 이 경우 순전히 스펙의 입장에서만 보면 학회보단 실무 경험이 더 매력적이다. 학회를 하더라도 인턴을 꾸준히 지원하는게 좋은 이유다.
CASE 4 예외
사실 학회마다 워낙 특색이 다 달라서, 보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면 해당 학회를 다녔던 사람에게 물어보는게 제일 좋다. 어떤 분야는 특정 몇몇 학회에 들어가는게 채용에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고, 어떤 학회들은 네트워킹도 약하고 힘도 약해서 스펙으로 큰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사실 채용 또한 어느 정도의 서류 스크리닝만 통과하면 그 이후엔 사람마다 돌파구가 달라지다보니 직접 닥쳐봐야 알 수 있다.
학회를 하면 뭐가 좋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학회를 주변에 매우 추천하는 편이다. 학회가 좋은 스펙이라서? 학회는 기본적으로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하고, 계속 팀으로 활동해야 하며, 선배들과의 네트워크와 평판 관리도 열심히 해야 하는 곳이다. 단순히 스펙만 원하는 거라면 공이 이렇게 많이 드는 곳보다는 인턴을 알아보는게 나을 수도 있다.
학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은 따로 있다. 일반 인턴이나 신입 직무에서는 얻기 힘들고, 취업 입장에서도 독보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회의 장점은... 다음 글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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